독서모임 추천책 2 입니다. 반년이 지나니까 다시 책을 추천해야하는 시기가 옵니다. 내 취향의 것을 보여줬는데 싫다고 하면 슬프니까 상황에 적절한 것으로 선정했습니다. 책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재밋을 것 같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책을 고를 때 취향이라는게 좀 있는 편입니다. 디자인 측면에서요. 표지부터 보자면 소위 두꺼운 판지로 이루어진 양장본을 싫어합니다. 코팅지보다는 코팅되지 않은 것이, 아트지보다는 모조지가, 색감은 명도와 채도가 낮은 것을 선호합니다. 내용의 서체는 명조체 혹은 바탕체를 택합니다. 고딕체는 가독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느낍니다. 형태는 140 * 220 정도의 A5 종이보다 약간 긴 것을, 두께는 20 안쪽으로, 무게는 무겁지 않은 것을 좋아합니다. 뭐 가능하다면 콩기름 잉크를 쓴 인증받은 친환경지...
뭐 조선시대 붕당정치 설명하는 것 마냥 이것저것 나열해두기는 했는데, 결국 소용있는 것은 내용이라는 점.
2024.07.15
타인의 책장을 보고 그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있습니다. 리딩리스트는 상대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깃줄이 늘어지는 것처럼 사람도 느슨해지고, 지식을 톺아본다는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시기가 왔습니다. 읽는다는 행위에 무료함만이 남았을 때 타개책으로 의지해보는 것이 독서론에 관한 서적입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의 방식과 나의 기준을 비교해 보면서 독서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지(知)’의 거인으로 표현되는 유명 책 오타쿠 입니다. 국내에서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이 빌딩’으로 불리는 서재에 소장된 책들의 분류 방식에 대한 소견과 켜켜이 쌓인 책더미들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조형미가 꽤나 인상적이니 그의 책 저장고가 궁금하다면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에 쓴 서평(?)을 술 마시다 동생에게 보여줬는데 그녀가 남긴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큰 구멍은 없으나 어디에서나 볼 듯함'. 역시 아주 신랄해서 좋아요. 너 T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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